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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노비 0 1059

영화 : <티켓> 김태영 

주제 : 현실의 시간을 영화는 어떻게 다룰까?

목적 : 비평

독자 : 영화와 현실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관객


                                                                                                                                           장병섭


 어려워 마뜩한 일들은 자꾸만 미뤄둔다. 시간은 흐를 뿐이고, 통제하지 못한다. 시계로 분별되는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며, 화살이 나아가듯 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하지만 어떤 시간은 느리게 수면 위로 잠깐 떠올랐다 가라앉거나, 혹은 빠르게 구불구불 요동친다. 시계로 분별되는 시간은 영화에 모두 담기지 않는다. 영화가 현실을 어떻게 재구성할까? 현실에서 일어난 사건을 무대화한다. 이때, 시간에 대한 감독의 감각이 영화로 구현된다.


 <티켓>(김태영)은 30분 4초의 다큐멘터리다. 뇌병변장애를 안고 태어난 태영은 야구를 좋아한다. tv 모니터가 아니라 야구경기장에서 야구를 관람하고 싶어 강릉에서 광주로 이동하는 여정을 담는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태영이 버스터미널에서 티켓을 끊는 장면이다. 전체 영화의 러닝타임이 30분인데, 태영이 티켓을 끊는 장면은 롱테이크로 5분 동안 계속해서 보여준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시간을 <티켓>은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 컷은 롱테이크, 롱샷으로 촬영되었다.


 이 장면은 공간과 시간의 형식으로 인해 다양한 정보를 가지게 되었다. 관객의 시선은 태영에게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프레임 안에 들어온 다양한 정보로 분산된다. 매표소로 간다-창구 직원에게 도착지인 광주를 말한다-매표소 직원이 티켓을 발행한다-티켓을 받고 정리한다. 태영이 티켓을 끊는 동안 화면에는 사람들의 바쁜 움직임과 다양한 변화들이 있다. 대합실에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은 수시로 바뀌며 바쁘게 움직이고, 티켓을 매표소 직원에게 받아 정리하는 동안에도 표를 끊어서 서둘러 이동하는 사람들이 여럿 등장한다.  


이러한 연출은 관객들이 화면에 드러나는 의미 뿐만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의미까지도 생각하게 한다. 누군가에게 5분은 매우 짧은 시간이다. 태영에게 5분은 티켓을 끊을 수 있는 시간이다. 강릉에서 광주로 가기 전에 태영은 남들보다 많은 준비를 한다. 행선지인 “전라도 광주”를 미리 말해두고, 녹음한다. 영화 속에 보여주지 않았던, 뇌병병장애인인 태영의 삶을 상상하게 된다. 현실의 시공간에 기준들이 태영의 삶을 얼마나 더디게, 멀어지게, 분리시키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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